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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생활문화의 선구자 이효정
영월 생활문화의 선구자 이효정
  • 두메산골
  • 승인 2019.07.1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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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등에 지고 가는 것보다 품에 안고 가는 것이 훨씬 더 인간적이다. 그리고 품에 안고 있는 삶을 나누고, 서로 즐기며 사는 게 인생이다.

이효정(47). 그녀는 사람들 속에 산다. 정확히 말하면 영월 사람들 속에 살고 있다. 코흘리개 어린아이부터 80이 넘은 어르신들까지 영월의 모든 이들이 그녀의 삶과 같은 궤적을 그리며 살고 있다. 산다는 것은 사람을 알아가고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다.

꽃들은 남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제비꽃은 결코 진달래를 부러워하지 않고 진달래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 한껏 꽃을 피우다가 떠날 시간이 되면 아무 말 없이 떠나가는 것처럼 오직 주어진 그대로 감사하며 열심히 살아간다. 이효정에게 꽃은 바로 영월의 사람들이다. 자신들의 삶에 감사하며 주어진 그대로를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이가 바로 그녀다.

이효정은 서울에서 태어나 일곱 살 때 영월로 가족과 함께 이주하여 지금까지 살고 있다. 중학 시절부터 문화 활동에 관심이 커 대학에서 행정학을 배우면서도 문화원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였고 특히 영월 보덕사 문화프로그램에서 사물놀이반을 만들어 운영하였으며 이론을 익히기 위해 일주일에 세 번 서울 나들이를 하기도 했다.

2007년에는 필봉농악 공부를 위해 4년 동안 전북 임실 필봉과 충남 천안으로 수업을 다니는 등 그녀의 문화에 대한 열정은 끝이 없었다. 배움을 위해서라면 천리 길을 마다않는 정성은 영월의 문화활동으로 이어져 사물놀이 공연을 시작으로 공연활동을 시작하였으며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도 수업을 하였고 군부대에도 사물놀이를 가르치고 무대에 세우기도 하였다.

이처럼 그녀의 대외적인 활동에는 남편의 도움이 컸다. 2009년부터 영월지역에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 어르신들과 주부들을 대상으로 사물놀이와 난타 등을 수업하며 마을의 풍물팀을 만드는데 재능기부를 하였으며 이러한 활동들이 영월지역 사람들에게 문화적인 욕구를 해소하는 주도적인 역할을 함과 동시에 군민들이 축제에 참여하여 무대에 서는 계기가 되었다.

2009년부터 시작된 영월군 평생학습에 참여하여 9개 동아리로 시작한 것이 이듬해에는 11개 동아리로 늘어났고 2012년부터는 군의 지원을 받아 2012년에 처음으로 사회복지회관에서 발표회를 가졌다. 영월군 평생학습이 자리를 잡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여 궤도에 오르자 이효정은 영월문화의 다양성과 발전적인 미래를 위한 영월군 생활문화예술동호회를 조직하여 활동 범위를 넓혀 나갔다.

처음 공연을 위주의 문화활동은 2018년부터는 사람들과 어울려 즐기며 익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생활문화 공동체 형성으로 발전하고 특히 100세 시대를 맞아 어르신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만들어가고 있다.

결코 짧지않은 20여 년의 세월 동안 영월문화의 중심에서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준 이효정은 이제 영월문화를 중심에 서있다. 그녀는 2019년 현재 국가의 지원을 받는 문화프로그램으로 더 많은 영월 사람들과 소통하며 눈높이를 맞춰가고 있다.

“연잎은 자신이 감당할 만한 빗방울만 싣고 있다가 그 이상이 되면 미련 없이 비워버린다”는 법정 스님의 말씀을 이효정은 늘 기억하고 있다. 욕심은 버려야 채워진다. 욕심을 욕심으로 채울 수 없다. 욕심을 채우면 만족을 얻는 게 아니라 불안과 초조, 두려움과 무거움을 얻을 뿐이라는 게 그녀의 생각이다.

같은 악기로도 시끄러운 소음밖에 내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감동스런 음악을 연주하는 이도 있다. 그렇다고 악기가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것이 현재 이효정이 살아가는 삶의 자리이다.

자신은 스스로 욕심을 버리면서 사람들의 욕구를 채워주는 삶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넘어야 할 산도 많고 건너야 할 강도 첩첩이다. 여기에 문화라는 짐을 지고 산을 넘고 강을 건너야 하는 것이 숙명적인 삶이라고 여기는 이효정. 과연 그녀는 무엇을 위해 오늘도 영월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일까.

시인의 말 중에 실타래를 풀어가는 것이 인생이라는 구절이 있다. 실타래를 풀기 위한 노력. 인생에서도 노력이 재능이다. 재능도 값진 것이지만 정말로 값진 것은 노력이다. 운명은 노력하는 인간을 배반하지 않는다. 노력한 이들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한 이들은 모두 노력한 이들이다.

한 마리의 개미가 보리 한 알을 물고 담벼락을 오르다가 예순아홉 번 떨어지더니 마침내 일흔 번째에 목적을 달성했다는 우화가 있듯 노력은 반드시 성공이라는 보수를 주지는 않지만 성취감이라는 선물을 안겨준다.

바로 오늘 영월에 사는 이효정의 삶이 바로 성취감을 선물로 받은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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