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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 화두 31년, 영월군농업기술센터 송노학 소장
성실 화두 31년, 영월군농업기술센터 송노학 소장
  • 두메산골
  • 승인 2020.01.15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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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성실하면 가난해지지 않는다. 부자가 될 수 없을지 모르지만 가난해지지는 않는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모이를 더 많이 쪼아 먹는다는 말은 언제 들어도 귀담아 들을 말이다. 물은 한 방울 한 방울이 떨어져 물통을 가득 채운다.

성실은 존재의 근본이다. 남이 나를 성실하다고 인정해주는 것보다는 내가 나를 성실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성실이어야 한다.

공직생활 31년 동안 성실이란 화두를 붙잡고 생활한 송노학(59) 신임 영월군 농업기술센터 소장.

다정하지만 때로는 날카롭게도 느껴지는 담임선생님 같은 인상의 송 소장은 군복무와 대학 시절을 제외하고는 영월을 떠난 적이 없는 영월 토박이다. 지금의 영월읍사무소 자리가 그의 본가였고 아버지는 지금의 보건소 자리에서 농사를 지으셨다고 한다.

농업기술센터 소장으로 부임한 소감을 묻는 물음에 “ 저는 농업을 잘 안다고는 할 수 없지만 태어나서 성장하면서 보고 느낀 농사를 새로운 개념으로 만들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라고 한다. 송 소장이 생각하고 있는 새로운 농사의 개념은 농사를 복지로 연결하는 것으,로 현재의 농업은 기업화되고 있어 개인이 농사를 짓는 것은 점점 사라져가고 있지만 은퇴를 한다거나 귀농, 귀촌을 하는 사람들이 조그만 농토에 자신이 감당할 정도의 농사를 지으면 건강에도 좋고, 적당한 일거리가 생겨 생활에 활력소가 된다는 것이다.

송 소장은 공직생활을 하면서도 꾸준히 주말 농사를 지어 왔다. “땀이 적당히 흐를 만큼의 농사일은 육체적인 건강은 물론 정신건강에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등산, 골프 등의 취미생활도 좋지만 나에게는 농사가 적격입니다.”

주말 농사를 처음 시작할 때 아내는 반대하면서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지금은 아내가 자신보다 훨씬 앞서가는 농부가 되었다고 한다.

 

은퇴를 하여 인생 2막을 사는 사람들은 많은 갈등을 안고 산다. 무엇을 할까 하고 망설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삶은 더 힘들어지고, 바로 그때 자연을 생각하고 그 속으로 들어간다면 삶은 더 보람있고 가치가 높아진다. 많은 시간 동안 잊고 살았던 자연은 우리에게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준다.

31년의 공직생활에서 송 소장은 초기에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으로, 중견이 되었을 때는 동료들과의 조화를, 그리고 관리자가 되었을 때는 조력자의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고 했다. “업무는 담당 직원들이 처리하고 윗사람은 어려움을 해결해주고 문제가 생겼을 때는 바람막이 역할을 해야 합니다.” 송 소장의 이 한마디는 공직자들에게 좌우명이 되는 것 같다.

조용히 자신의 말을 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문득 맥아더 원수가 남긴 말이 생각났다. “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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