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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위대함 속의 다문화 부부
사랑, 위대함 속의 다문화 부부
  • 두메산골
  • 승인 2021.01.2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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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식(56). 한서영(41) 부부 다문화 이야기

 

오래된 영화 러브스토리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가 있다. “사랑은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 것...” 베트남에서 시집 온지 20년이 다 되가는 베트남 신부 한서영 씨. 그가 남편 서상식 씨에게 가장 많 한 말이 미안하다는 말이었다. 낯설고 물설은 한국에 시집와서 말도 안통하고 생활문화가 달라 고생할 때면 남편 서상식 씨가 말없이 안아주는 것이었다.

서상식 씨는 운학에서 태어나 운학초등학교 주천중, 고를 나왔다. 운학에는 부친 때부터 살았으며 농사를 지으셨다. 학창시절의 기억으로는 중학교 다니던 시절 주천에서 하숙을 하였는데 당시 라면이 한 개에 40원, 하숙비가 월 3천원이었다.

부친은 만여 평이 되는 농토에서 농사를 지으셨는데 당시는 마을에서 서로 품앗이를 해주어 넓은 농토에서 농사를 할 수 있었다. 군대를 제대하고 대우국민차에서 근무를 하던 중에 1992년 부친의 병환이 심해져 운학으로 들어와 농사일을 맡았다. 운학으로 들어와 농사일과 부친의 병수발을 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제까지의 인생에서 그 때만큼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일은 없었던 것 같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나를 믿는 것이고 나에게 확신을 갖는 것이다. 세상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고 내 힘으로 감당할 수 없는 일도 있다는 것도 그 때 알았다. 그러나 그런 것들을 살아가면서 하나씩 알게 된다는 것도 깨달았다.

순간순간 하루하루 수많은 조각들이 모여 자신의 인생이 되고 기쁨과 슬픔, 즐거움과 고통이 어우러지고 소박하거나 화려하거나, 역동적이거나 조용한 여러 가지의 그림이 만들어진다. 인생은 하나의 그림을 맞추어가는 퍼즐이라는 생각이들었다. 한 조각이 부족해도 완성되지 않는 그림처럼 자신의 삶도 완성을 향해 가는 것이라고 다짐했다.

2000년 부친이 돌아가시고 농사일을 계속하다가 2003년 결혼정보업체의 소개로 베트남 출신의 한서영 씨와 결혼을 하였다. 한 씨는 베트남 호치민시에서 살고 있었다. 당시 한 씨는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다. 베트남으로 찾아가 만난 한 씨의 첫인상은 평범하고 수더분한 인상이었다. 착해 보였고 좋은 사람 같았다는 것이 서상식 씨의 말이다.

결혼을 하고 운학에 살면서 부부는 농사일을 계속하였고 서로 문화가 다른 사람이 인연을 맺었으나 의사소통에서 부터 모든 생활이 불편하였지만 두 사람은 이해와 사랑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갔다. 서 씨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서로간이 믿음이었다. 모든 문제를 믿음으로 이겨나갔지만 집안에 행사나 모임에서는 어려움을 겪었다.

원래 베트남 사람들은 부지런해 한서영 씨도 몸이 불편하신 시어머니 봉양에서부터 집안 살림에 농사일까지 모두 부지런함으로 이겨나가면서 한국에 적응하기까지 일 년 가까운 시간이 걸려 왠만한 의사 소통은 물론 음식에도 큰 문제가 없게 되었다. 현재 영월에는 180여 가구의 다문화 가정이 있다고 한다. 물론 개중에는 여권을 감추는 등 불화를 일으키는 가정도 있으나 서 씨 부부는 20여 년이 가까워 오는데도 여전히 사랑하고 아끼면서 지내 서 씨가 중매를 하여 처제도 한국으로 시집을 와 지금 충주에서 잘 살고 있다.

지금은 서 씨가 취업을 하여 농사일은 안하고 한 씨도 취업을 하여 부부가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자녀는 큰 딸이 중학교 2학년, 작은 아들이 중학교 1학년 연년생으로 황둔중학교에 다니는데 누나가 동생을 잘 보살펴주어 한 씨를 많이 도와주고 있다. “아이들이 잘 해주어 고맙고, 좀 더 뒷바라지를 잘해 주고 싶은 마음인데....” 라고 말하는 한 씨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여길 왜 왔을까 하는 두려움과 전혀 다른 생활문화에 많이 힘들었는데 남편의 사랑이 큰 힘이 되어 이겨나갈 수 있었다”고 한다.

 

한 씨는 지금의 삶이 무척 행복하다고 하면서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교육문제 등에 신경이 쓰인다며 여느 한국 학부형들과 다름없는 모습이다. 또한 한 씨는 세상이 나를 아무리 아프게 해도 내가 나 자신을 아프게 해서는 안 된다며 아무리 힘든 시기도 지나가게 되어 있고 그것이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삶이 아니겠냐고 한다.

행복하게 살아가는 이 부부를 보면서 인생은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느냐에 따라서 행복해질 수도 있고, 불행해질 수도 있다. 오늘은 비가 내렸어도 내일의 태양이 뜬다는 생각을 해본다.

서상식 씨는 인생은 동반자와 함께 가는 여행이라며 서두르지 않고 욕심 부리지 않고 시골을 아끼면서 살고 싶다고 한다. 그러면서 좀 더 아내에게 잘해주고 싶은 데 부족함이 많다고 한다. 한 씨는 매년 베트남 친정집을 방문하였으나 금년에는 직장일과 특히 코로나19로 가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고 한다.

부부는 마을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은데 직장으로 인해 마을 사람들에게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자신들은 운학을 평생 떠나지 않고 살고 싶다고 했다.

다른 나라로 시집을 와서 나를 찾아가는 길을 일찍 만난 사람의 인생은 행복할 것이고 늦게 만난 사람은 불행한 순간을 더 많이 겪을 것이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오늘 행복의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내일 불행의 문을 열고 나올 수도 있는 것이 인생이다. 인생은 행복도 만나고, 불행도 만나고 때로는 실패와 성공도 만나는 것이다.

이 세상은 혼자서는 결코 살아갈 수 없다. 아무리 지위가 높고 많은 것을 가진 사람도 집 밖을 나가면 사람을 만나고 또 소통해야 한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지만 바다와 강도 처음에는 한 방울의 물들이 모여서 시작되었다. 성공한 삶이라도 낮은 곳으로 내려가 다른 물과 어울리지 않으면 강이나 바다로 갈 수 없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함께 더불어 사는 삶이 즐거움이고 행복이다. 순간순간을 충실하게 사는 것만이 나의 삶을 편안하게 한다. 순간이 모여 삶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너무 슬픈 어제가 아니라 즐거운 오늘을 만드는 것이 행복한 삶이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행복한 삶을 꿈꾸는 서상식 씨와 한서영 씨의 삶에 갈채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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