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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손을 잡으세요, 따뜻한 내 손을.....” 소영미
“ 내 손을 잡으세요, 따뜻한 내 손을.....” 소영미
  • 두메산골
  • 승인 2021.01.2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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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에 회사후소(繪事後素)라는 말이 있다. 그림은 흰 바탕이 있음으로써 그 위에 그릴 수 있다는 의미로 본질적인 갖춤이 있은 연후에 꾸밈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이 말의 의미를 늘 반추(反芻)하면서 오늘도 일을 시작하는 소영미 영월군 사회복지협의회 사무국장.

소영미(54) 국장은 올해로 사회복지에 관계되는 일을 한 것이 20여 년째다. 소 국장은 영월에서 태어나 영월에서 살아 온 영월토박이다. “사회복지는 가정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모든 복지의 바탕은 가정에서 시작되어 사회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라고 말하는 소 국장은 가정의 중요함을 효와 연관지어 강조한다. “우리의 삶에서 가정교육이라는 말이 사라진 것이 제일 안타깝습니다. 사람의 모든 인성교육은 가정에서 시작된 것인데 디지털 시대에 그것이 존재감을 잃어가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소 국장은 2003년까지 영월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사회복지 관계 일을 하다가 2006년 사회복지협의회에 직원으로 입사, 영월에서는 중간관리자로 처음으로 정년퇴임을 하는 것이 그녀의 바램이다. 영월의 사회복지는 그동안 많은 변화와 발전을 해왔다.

인생의 가치는 어디에든 있다. 크고 작거나, 많고 적거나, 초라하고 하려한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살고 있는 이 시대, 이 사회, 이 가정에서 나를 필요로 하고 요청해 오는데 있다. 어떤 일을 하며 어디에서 살든 그게 무엇인지 스스로를 찾고 찾은 대로 실천해 나간다면 그게 바로 가치 있는 삶이다.

바로 가치 있는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복지가 해야 할 기본이다. 소 국장은 영월의 급격한 사회변화를 겪어오면서 복지가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 아직도 많다고 한다. 영월은 폐광지역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고장이다. 석턴산업이 한창이던 때는 영월은 복지와는 거리가 멀어도 그렇게 표시가 나지 않았지만 석탄산업이 사양길을 걸으면서 그동안 가려졌던 곳에 복지의 필요성이 강조되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2020년 현재는 사회복지협의회 이외에도 여러 복지 관계 기관들이 생겨나 기관별로 협의체를 구성하여 사회복지의 업무 분담이 이루어져 사회복지협의회에서는 제도권 안에서 도움을 못받는 사람들을 위해 2013년부터 좋은 이웃들이라는 사업을 오늘까지 이어오고 있다.또한 긴급환자로 병원비가 없는 사람들을 위해 병원의 사회공헌팀과 협의를 하여 병원비 일부를 지원해주며 복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면단위의 독거노인 등의 집수리를 해주어 생활 환경을 좋게 해주는 일 등 세세하게 시행하는 일들이 많다.

“노인들이 사시던 곳에 환경개선을 위해 아파트를 지어 생활환경은 좋아졌지만 노인들의 텃밭 가꾸기 등이 없어져 노인들은 아파트에서 발이 묶이는 것이 새로운 문제점이 되고 있습니다.” 라고 말하는 소 국장은 금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행사, 교육 등 만남이 없어져 더욱 어르신들이 어려워 하신다면서 하루 빨리 코로나19가 하루 빨리 해결되어 일상적인 복지가 이루어져야 하고 특히 사회복지에 관련된 사회복지사들의 보수교육도 비대면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개인적으로 소 국장은 그동안 가정과 일을 양립하는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아이들을 위해 엄마가 꼭 있어야 할 자리에 있지 못한 것, 남편에게 소홀할 수 밖에 없었던 것들이 지금 돌아보면 제일 가슴 아팠어요.” 여성들의 사회적인 지위는 많이 높아졌지만 아직도 가정과 일 사이의 문제는 해결해야 할 중요한 숙제이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의 마음을 읽는 일이다.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면 소통이 필수다. 사회복지가 제일 먼저 가야할 길이 바로 사람들과의 소통이라는 길이다. 어느 한 교회의 목사님이 십자가를 등에 지고 가지 말고 품에 안고가라는 설교를 한 적이 있었다. 우리는 십자가 하면 사랑보다 고통을 먼저 떠올린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대로 버리고 싶으나 결코 버릴 수 없는 고통이 우리의 삶이라면 어루만져주고 따뜻한 손을 잡아주는 것, 그것이 바로 복지라는 것이다.

풍족한 삶도 중요하지만 마음의 양식이 가득찬 인생, 그곳으로 이끌어주고 밀고 당겨주는 복지를 꿈꾸는 소영미 국장. 그녀에게 사회복지는 일이자 사명이다. 그녀는 그 막중한 임무 완수를 위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퇴근길에 마트에 들러 식구들을 위한 먹거리를 준비하는 그녀는 그 순간만큼은 주부요 아내요 어머니지만 또 따뜻한 손길을 지닌 한 사람의 사회복지사임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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