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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돌이마을 귀촌 일기 / 굴러온 돌 일년
삼돌이마을 귀촌 일기 / 굴러온 돌 일년
  • 두메산골
  • 승인 2019.12.03 10:3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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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회장과 우체국 아가씨의 러브스토리

 

조상준(56) · 최금희(54) 부부

 

“사람은 행복하기로 마음먹은 만큼 행복하다”라는 말이 있듯이 행복의 기준은 주관적이며 그 목표도 크기도 다르다. 누구나 행복한 삶을 살기를 원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을 원하는 대로 살지 못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과거로부터 교훈을 얻되 미련을 갖고 집착해서는 안된다.

부모님이 물려준 땅을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가는 조상준, 최금희 부부는 땅을 사랑하는 그들만의 철학을 갖고 있다. 이 부부가 아버지의 땅으로 돌아온 것을 2년에 불과하지만 땅을 일구고 그곳에서 보람을 찾는 열정은 어느 오래된 농부에 뒤지지 않는다.

조상준 씨는 아직 직장을 다니며 농사를 짓는 까닭에 농사의 상당 부분이 아내 최금희씨의 몫이다. 4천 평의 농토에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지만 수지 타산을 생각해야 할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 조 씨의 말이다.

재미있는 것은 농사 이야기 보다 이 부부의 인연이 맺어진 사연이다. 80년대 초 조 씨는 마을의 새마을 청년회장을 맡고 있었고 부인 최 씨는 수주면 면 소재지가 고향으로 우체국에 새로 온 직원이었다. 우체국에 여직원이 새로 왔다는 소문은 마을 총각들 사이에 화제가 되었고 조 씨는 최 씨에게 연정을 품고 수시로 우체국을 드나들며 최 씨와 접촉하였다.

최 씨는 처음에는 눈길조차 주지도 않았지만 조 씨의 열정에 차츰 가까워지는 자신을 느껴 마침내 두 사람은 길지 않은 연애 기간을 거쳐 결혼에 이른다.

결혼 초에 남편은 농사를 부인은 직장생활을 하였으나 조 씨의 어머니가 병환으로 갑자기 돌아가시는 바람에 운학리 집으로 들어와 살게 되었다. 직장생활과 살림을 해야 하는 최 씨와 아버지가 하시던 농사일을 도맡아 해야 하는 조 씨, 이 부부의 고생은 말이 아니었다. 마침내 최 씨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집안 살림과 남편의 농사일을 도왔다.

많은 사람들이 귀농, 귀촌의 삶을 꿈꾼다. 그러나 그들이 그리는 농촌은 유토피아가 아니다. 귀촌하여 그냥 쉬는 삶을 살려면 상당한 돈도 있어야 하지만 자신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일거리나 취미생활이 필요하다.

조 씨 부부의 요즘 삶은 아직은 직장생활을 하며 주말 농부인 남편과 집안 살림을 하면서 운학1리 4반 반장 일을 보는 부인이다.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그래도 이제는 삶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만큼의 여유가 생긴 것이다. 이 부부는 아직 신용카드가 없다. 그만큼 아끼고, 절약이 몸에 밴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머지않아 직장생활을 끝내고 농부로 돌아가는 것이 자신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조상이 물려준 땅을 소중하게 여기며 그 곳에서 인생의 보람을 찾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는 조 씨는 아직은 마을에 도움이 안되지만 은퇴하면 자신의 농사일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기여하지 못했던 마을 일에도 누구보다 한걸음 앞설 각오를 가지고 있다.

삼돌이 마을 2년. 앞으로 20년의 마을을 생각하는 조 씨 부부의 삶은 밤하늘에 밝게 빛나는 하나의 별빛 같은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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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아빠 2019-12-31 15:29:47
사랑이 넘치는 두분 새해에도 예쁜 사랑 많이하세요~^^

차니 2019-12-31 11:00:30
너무 예뻐요 행복하세요~